[단편 이야기] 부둣가
새로운 단편 이야기가 소개되었습니다. 이에 해당 내용을 올립니다.
부둣가
저자: EM 말라키
부둣가는 분주했다. 브리타니아 전역에서 온 배들에서 상자들이 실리고 내려지고, 함장들과 상인들이 부두를 사이에 두고 소리를 치며 흥정을 했다. 이올로와 카트리나는 배가 신 매진시아로 가는 준비를 하는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고향으로 가니 기쁜가?”
건널 판자 사이로 호박 수레를 미는 선원을 짐을 들어 피한 카트리나가 말했다.
“빨리 떠났으면 좋겠어요. 브리튼에 온 지는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정말 모든 게 너무해요!”
“너무하다고?”
“도시도 너무 크고! 너무 복잡하고! 너무 더럽고! 너무 시끄럽고! 모든 게 그냥 너무해요!”
이올로는 자신의 친구가 불만 외에도 무언가를 느끼고 있다는 걸 알았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카트리나양?”
“무슨 일인지 말해드려요? 페리드윈이 죽었어요. 동지회가 제 친구를 죽였고 그 일에서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죠! 그리고 이올로! 어떻게 그 작자들과 일할 수 있는 거죠? 페리드윈은 당신 친구였잖아요!”
이올로는 강문 다리 아래에서 물장난을 치는 한 아이를 가르켰다.
“저 아이는 핀이라고 하네. 5살이 되던 해에 부모가 죽은 뒤로는 강에서 청소부를 하며 살고 있지. 동지회 회관에 저 아이가 자는 침대가 있지. 저 아이가 우리 친구를 죽였던가?”
카트리나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당연히 아니죠.”
이올로가 부두에서 당근을 팔고 있는 노파를 가르키며 물었다.
“저 사람은 과부가 된 카밀 부인일세. 언제든 음식이 좀 남으면 구빈원에 가져와 나눠주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말이네. 카밀 부인이 우리 친구를 죽였던가?”
“아니오, 하지만…”
“그럼 우리 친구는 죽이지 않았지만 자네의 화를 받아 마땅할 다른 사람을 찾아줘야 하겠나?”
카트리나가 흐느껴 울었다.
“그만두세요. 저 사람들은 페리드윈이 보살피던 사람들이잖아요.”
이올로가 친구를 꼭 껴앉았다.
“그래. 이 사람들은 페리드윈이 보살피던 사람들일세.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지. 자네는 신 매진시아에서, 나는 여기 브리튼에서 말이네.”
카트리나는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전 그냥 화가 나요. 동지회는 페리드윈의 죽음을 이용하고 있고, 그들을 이끄는 바틀린은 검은 속내를 감추고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 있죠.”
“자네가 분노하는 건 당연한 걸세. 우리 모두 동지회가 어떤 집단인지 알고 있지. 페리드윈을 죽인 가고일뿐만 아니라 진정 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자들도 내가 지켜볼 걸세.”
카트리나가 건널 판자로 배에 오르면서 이올로를 향해 말했다.
“정말 세상에 정의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세요?”
이올로가 까마귀 깃털로 만든 석궁 화살이 들어있는 화살통을 두드리며 말했다.
“나는 정의가 있다 확신한다네,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