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이야기] 버려진 적들 - 10월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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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부시각 2019년 10월 2일 | 울티마 온라인 팀


버려진 적들과 함께 새로운 단편 이야기 10월의 그늘이 공개되었습니다.


10월의 그늘


저자: EM 말라키


복도엔 할로윈에 어울릴 법한 온갖 으스스하고 기괴한 장식들이 걸려 있었다. 조롱박과 밤그늘꽃을 키우는 실내 정원엔 섬뜩하게 빛나는 룬이 조각된 호박이 자라나고 있었다. 윙윙 굉음을 내는 벌들이 바구니에 담긴 밝은 색 달걀을 탐하고 있었고, 미친 토끼는 바구니를 지키고 있었다. 샤미노가 솔방울로 장식된 해골 순록 옆을 지나려 하자 해골 순록이 그를 물어 뜯으려 했다. 샤미노는 검을 더 꽉 쥐고 공포스러운 복도를 나아갔다.


뱀 애뮬릿을 찾으려고 했을 때 어딨는지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샤미노는 이곳에서 강력한 강력술의 기운이 느껴졌다. 여기 있는 뭔가가 분명 브리타니아 전역의 영혼들을 광분시켰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복도 끝에 한 남자가 머리에 호박을 쓴 채 유리 사탕 지팡이로 된 옥좌에 앉아있었다. 


"어서오게, 샤미노. 난 잭이라 하네."


샤미노가 물었다.


"우리가 만난 적이 있었소?"


"쌍둥이가 내게 당신에 대해 알려주더군. 쌍뚱이라...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누군가 있고 한 사람을 되살리기 위해 피를 흔쾌히 바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지. 자네에게도 쌍둥이 형제가 있나?"


샤미노는 고개를 저으며 검을 뽑았다.


"안타깝군. 죽이 잘 맞는 자를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집안에 대한 이야기는 미뤄야겠군."


"뭘 꾸미고 있는 거지?"


"쌍둥이가 내게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었지. 목소리는 많은 걸 알려주었네."


잭은 주머니에 든 무덤 가루를 손에 쏟아부었다.


샤미노는 강령술사를 향해 검을 내려쳤다. 하지만 잭은 사라지고 샤미노의 검은 유리 옥좌를 박살냈다. 샤미노의 반대편에 잭이 나타났다. 잭이 뼈만 남은 손가락으로 순찰자의 몸을 찔렀다. 샤미노는 이런 고통은 처음이었다. 검을 다시 들려고 했지만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샤미노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자신의 몸이 땅에 쓰러져 있는 걸 보았다.


잭이 육신과 영혼이 분리된 순찰자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그대의 영혼을 뭘로 만들어 드릴까? 내 비명소리호에 선원이 필요하다던데."


샤미노는 잭의 또다른 희생양이 되는 걸 피할 수 있는 건 오직 한 번의 기회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 그는 탈출을 위해 집중했다. 자신의 영혼 한 조각을 희생해 미치광이 강령술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다. 샤미노는 필사적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회색 지대로 도망쳤다. 순간 그에게 거대하게 빛나는 봉화 하나가 보였다. 그의 영혼은 거기에 이끌려갔다. 봉화에 다가갈수록 빛에 그의 마나와 기억들이 빨려들어갔다. 샤미노는 어떻게든 저항하려고 주위에 쥘 수 있는 걸 찾았다.


누군가에게 발견되기 전까지 정신을 잃은 순찰자의 영혼이 우물 한 편에 매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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