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이야기] 버려진 적들 - 시대가 흐르며
미동부시각 2019년 9월 18일 | 울티마 온라인 개발팀
버려진 적들과 함께 새로운 단편 소설, "시대가 흐르며"가 공개되었습니다. 이에 해당 내용을 올립니다.
시대가 흐르며
저자: EM 말라키
영혼수
빛나는 마나가 소용돌이치는 모습에 젊은 순찰자가 놀라 도끼를 놓치고 말았다. 놓친 도끼는 자르려던 묘목 대신 샤미노의 다리를 치고 말았다. 마나는 이내 합쳐지더니 기이한 문게이트가 열리며 젊은 사내가 문게이트에서 걸어나왔다. 이방인은 다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순찰자의 모습에 놀란 표정을 지으며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렸다. 빛나는 뱀 애뮬릿이었다.
유혈 평야
양측이 군대를 이끌고 왔다. 브리튼의 왕은 자신의 수도에서 병력을 이끌고 왔고, 서쪽에서 샤미노는 베스퍼라 불리는 작은 어촌에서 병력을 이끌고 왔다. 이제 둘은 전쟁의 마지막이 될 전투를 위해 나란히 섰다. 둘은 몬데인의 세력을 물리치거나, 소사리아의 모든 희망과 함께 사라지거나 둘 중 하나였다. 샤미노는 자신의 친구가 소사리아로 올 때 갖고 있던 애뮬릿이 보이지 않자 말을 건넸다. 그러자 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아무데도 가지 않을 걸세."
알현실
샤미노가 알현실로 향하면서 성의 하인들과 관료들이 속삭이는 걸 들었다. 그가 우려했던 날이 오고 말았기에 자신의 친구를 직접 대면하고자 알현실에 들어갔다.
“전하께서 떠난다는 게 정말입니까?”
브리타니아의 왕은 나이는 들었지만 얼굴에선 그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여전히 강한 신념이 느껴졌다.
“샤미노, 나는 모두를 지키고자 그러는 걸세. 불멸의 보석 조각들은 악용되지 않도록 멀리 떨어뜨려 놔야만 해.”
“하지만 누가 전하의 자리를 맡겠습니까?”
“내가 왕위를 제안한다면 그대가 수락하겠는가?” 샤미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전 이미 제 왕국을 다스리는데 실패했습니다.”
왕은 친구를 보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대는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있네. 언젠가 우리 백성들은 그대의 도움을 필요로 할 걸세.”
“제가 어찌 도움을 줄 수 있겠습니까?”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를 남겨둘 걸세. 날 소사리아로 불러들인 그 애뮬릿은 숨겨져 있으니 자네가 찾아야만 하네. 꿈에서 사슬에 묶인 남자가 내게 이르길 자네가 그걸 필요로 하는 날이 올거라 하더군.”
영혼의 우물
“일어나!”
놀라서 일어난 샤미노는 공격에 대비해 검을 뽑았다. 죽어가는 모닥불 건너편에 앉은 늙은 순찰자가 유령같은 생전 장궁을 잡던 것처럼 손을 웅켜쥔 채로 앉아있었다. 샤미노가 일어서는 모습을 보며 늙은 순찰자가 말했다.
“쉴 때가 아니야. 폭풍이 오고 있어.”
샤미노는 밤하늘을 쳐다보았지만 산 자의 세계에선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뭔가 불안함을 느꼈다. 리토스가 영혼의 우물의 갓돌을 파괴한 뒤, 더 많은 유령들이 영계로 가는 길을 잃고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유령이 돌아온 일은 처음이었다. 순찰자 바렌은 7년 전에 잠을 자듯 평온히 숨을 거두었다.
“어떻게 당신이 여기 있는 거요?”
샤미노가 물었다. 바렌의 영혼은 이상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목소리가 부르는 게 들리지 않나, 순찰자 형제?”
“들리지 않소, 그 목소리가 뭐라 하오?”
망자는 마치 오랫동안 무언가와 싸운 것마냥 손짓으로 경고의 표시를 보냈다. 그의 얼굴이 다시 무표정해지더니 유령은 물 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혼의 우물에서 다른 유령들이 사방팔방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